주미 중국대사 "北 비핵화 압박 요구는 `미션 임파서블`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10일 "미국이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을 주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비핵화 압박을 요구해온 미국에 대해 '볼멘 소리'를 했다.
그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걱정되는 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이 대사는 "미국은 우리에게 '북한에 영향력이 큰 만큼 북한을 압박하라'고 주문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중국의 안보적 이해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것은 불공평하며 함께 일하는 건설적 방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북한 비핵화는 중국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6자 회담' 등의 형태로 관련국들이 협력해 풀어나가야할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와 관련해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첫째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고, 두번째는 무력 충돌로 인해 또 다른 전쟁의 혼돈에 빠져드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국가안보에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추이 대사는 또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혼돈과 무력충돌은 중국 국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국경과 가까운 북한 핵시설에서 사고가 일어날 경우 환경에 큰 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DC를 방문중인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러가지 우리가 보는 지표가 있는데, 아직까지 북한 핵실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비핵화와 핵능력 고도화 차단이라는 두가지 목표가 충족되면 6자회담 재개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현재로선 핵능력 고도화 차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 행위자인 중국이 다른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며 "조만간 미중간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추이 대사의 '미션 임파서블' 발언에 대해서는 "늘 하는 후렴구"라며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