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칠레 국립지진센터(CSN)에 따르면 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1일 오후 8시46분(현지시간)께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칠레 북부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인 이키케에서 북서쪽으로 99km 떨어진 지점으로 진원은 해저 10km 깊이다.
미국 하와이 소재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이번 지진으로 최고 6.3피트(1.9m) 높이에 달하는 쓰나미(지진해일)가 칠레 북부 해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중남미의 태평양 해안 전체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며 칠레와 페루, 에콰도르 등의 서부 해안에 해당한다.
센터는 "해당 크기의 지진은 진앙 근처 해안선에 몇 분 정도 안에, 보다 거리의 해안선은 몇 시간 안에 파괴적인 쓰나미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칠레 해군은 지진 발생 45분 만에 북부 해안지역에서 2m 높이의 쓰나미가 북부해안 지역 일부를 덮쳤다고 확인했으며 칠레 내무부 산하 국립재난관리청은 지진 발생 지점 인근 해안선 전체에 대피령을 내렸다. 현지 TV 방송은 주민들이 차분하게 대피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일부 도로는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가로막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라디오방송은 칠레의 위쪽에 있는 페루의 남부 해안지역 이카에서도 대피가 시작됐다고 보도했으며 볼리비아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진동이 감지됐다.
칠레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기반시설이나 인명에 심각한 피해는 보고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흐무드 알레우이 칠레 내무장관은 "해안 전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나 심각한 가옥 피해나 다친 사람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피령을 듣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주민들의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칠레와 인접한 페루의 민방위 당국도 남부 해안지역에서 대피가 진행 중이지만 특별한 인적·물적 피해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며 페루 남부의 구리광산도 정상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현지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 당국도 서부 하와이에 쓰나미 경보를 내릴 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하와이에 쓰나미가 도달할 경우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3시 24분께가 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센터는 "현재 태평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쓰나미가 발생할 위험성을 추산하고 있으며 하와이가 쓰나미 주의보 또는 경보 상태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칠레 북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6일에는 규모 6.7의 지진이 두 차례 일어났고, 17일에는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22일에는 규모 5.8과 5.2, 4.4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다. 23일엔 규모 6.1의 지진이 이어졌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
칠레는 지난 2010년 2월27일 발생한 규모 8.8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봤으며 당시 526명이 사망하고 80만 명의 이재민을 내고 30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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