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여객기 공식 발표, 가족들에게 `문자 통보` 논란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여객기가 실종 17일 만에 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는 발표가 나오자 탑승객 가족들은 충격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밤 말레이시아 항공이 정부 당국의 공식 발표 직전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생환자가 없다는 통보를 받은 이들은 "추락 결론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소리치며 오열했다고 중국 신화망(新華網)과 미국 CNN,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이 실종기 잔해를 발견하기도 전에 가족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생환자가 없음을 통보한 것을 두고 무성의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비극적인 소식을 가족들이 발표 전에 먼저 듣게 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그간 말레이시아 당국이 오락가락하는 조사결과 발표로 여러 차례 혼선을 초래한 터라 가족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실종기 탑승객 239명 중 154명을 차지하는 중국인 탑승객의 가족 200여명은 지난 25일 말레이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으로 몰려가 '가족을 돌려달라'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중국인 탑승객 가족으로 구성된 '말레이항공MH370탑승객가족위원회'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 직후 성명을 냈다.
가족들은 성명에서 "MH370기가 실종된 지 18일 동안 말레이항공과 말레이시아 정부, 말레이시아 군 당국은 끊임없이 진실을 숨기거나 가족들과 세계인을 속이려 했다"며 "이런 비열한 행동은 탑승객 가족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수색작업이 늦어지게 함으로써 고귀한 생명을 구할 기회도 잃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철저한 진상 해명을 요구하는 동시에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강력한 항의와 책임 추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말레이시아 신문들은 검은색 문구로 1면을 채우며 애도를 표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도 1면에 실종기 사진과 함께 '좋은 밤(Good night), MH370'이라는 문구를 실었다. '좋은 밤'은 실종기 부기장이 최후 무선에서 '다 괜찮다. 좋은 밤'이라고 말한 데서 따온 문구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출처 : MB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