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베토벤'으로 알려졌던 유명 작곡가 사무라고치 마모루를 둘러싼 신화들이 알고 보니 모두 사기였습니다.
18년 동안 돈을 주고 대리 작곡가를 썼던 사실이 드러나 일본 음악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히로시마 원폭 피해를 당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35살에 청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던 유명 작곡가 사무라고치 마모루.
피아노 교사인 어머니에게 연주를 배웠지만, 대학은 가지 않고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했다고 밝혀 '일본의 베토벤'으로 불렸습니다.
'교향곡 1번 히로시마'의 CD는 10만 장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18년 동안 사무라고치가 발표한 주옥같은 곡들은 모두 대리 작곡가가 써줬고, 안 들린다던 귀도 멀쩡했습니다.
올해 51살인 사무라고치의 신화는 대리 작곡가 니가키 다카시의 폭로로 무너졌습니다.
▶ 인터뷰 : 니가키 / 도호가쿠엔대학 작곡과 강사
- "사무라고치를 처음 만난 18년 전부터 대리 작곡을 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사무라고치가 귀가 안 들린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니가키가 20곡 이상을 대신 작곡했고 대가로 받은 돈은 700만엔, 우리 돈으로 7,500만 원가량입니다.
니가키는 중간에 그만두려 했지만 사무라고치가 곡을 써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말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여기에 일본 남자 피겨스케이팅 간판선수인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배경음악이 대리 작곡된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티네'여서 일본 대표팀까지 웃음거리가 될 상황.
'일본의 베토벤'이 사기 작곡가로 추락하면서 일본 음악계가 망신살을 뻗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