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무바라크 대통령 축출 뒤 들어선 이집트 무르시 정권이 집권 1년 만에 최대 고비를 맞았습니다.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 이어 군부도 정치적 혼란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모카탐의 무슬림형제단 본부 건물.
반정부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건물은 폐허가 됐습니다.
무슬림형제단은 최대의 이슬람 조직으로, 무르시의 정치적 지지 기반입니다.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이집트 전역에서 벌어진 거리 시위 인파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대와 무르시 지지 세력이 무력 출동하면서 최소 16명이 숨졌고, 800여 명이 다쳤습니다.
▶ 인터뷰 : 자말 / 반정부 시위자
- "무르시는 이 나라가 위기인 걸 보지 못하는 거 같다. 국민이 더는 무르시를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피해가 커지자 이집트 군부는 정치적 혼란에 개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이집트 군부 성명
- "군부는 무르시 정권이 국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48시간을 줄 것이다. 마지막 기회다."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 5명도 정치적 혼란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해 무르시의 입지는 더 좁아졌습니다.
이처럼 퇴진 압력이 거세지고 있지만, 무르시 대통령은 물러날 뜻이 없다고 강경하게 나서고 있어 이집트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하재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