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손인 김한솔이 해외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올해 17살인 김 군은 할아버지인 김정일이 독재자인지 몰랐다며, 자신은 통일을 꿈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진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김한솔 / 김정일 전 위원장의 손자
"1995년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김정일의 손자이자, 현재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의 조카 김한솔이 핀란드TV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김한솔은 김정일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찾아주기를 바랐습니다. 항상 만나기를 원했거든요. 어떤 분인지, 더 많이 알고 싶었어요."
할아버지가 독재자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가에서 자라서 할아버지(김정일)가 북한의 지도자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최근 행방이 묘연한 아버지 김정남의 근황은 밝히지 않은 채, 아버지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정치에 정말 관심이 없습니다. 삼촌을 만난 적이 없고, 어떻게 독재자가 됐는지 알지 못합니다. 할아버지와 삼촌 사이의 일이니깐요."
모친이 특권층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반 주민 출신이라고 답했습니다.
"어머니는 일반 주민들과 똑같이 살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카다피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리비아 혁명에 대해서는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룸메이트가 리비아인인데 최근 시민혁명과 관련해 권력 이양 등 많은 얘기들을 나눴습니다.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남한 친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습니다.
"처음 남한친구를 만났을 때는 어색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얼마나 같은지 느꼈습니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는데 정치적으로만 분단됐습니다."
대학 입학 뒤 졸업을 하면 인도주의적인 활동을 하고, 북한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향후 계획도 밝혔습니다.
"언젠가 북한으로 돌아가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습니다. 주민들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김한솔은 남북통일을 희망했습니다.
"늘 통일을 꿈꿉니다. 남한으로 가지 못해 친구들을 못 만난다면 너무 슬픕니다."
검은색 뿔테 안경과 넥타이, 양복 차림의 김한솔은 재학 중인 학교 교실에서 비교적 편안한 자세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29분짜리 인터뷰 영상에서, 김한솔은 매우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김한솔은 언론 노출이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합니다.
"언론에 노출된 뒤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적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지 항상 언론에 쫓긴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입니다. 카메라 플래시 같은 것이 가장 불편합니다."
김한솔과의 인터뷰 진행은 핀란드의 첫 여성 국방장관을 지낸 앨리자베스 렌이 맡았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eeka232@mbn.co.kr]
영상편집 : 이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