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이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군부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습니다.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군부의 권한을 강화한 임시헌법을 무효화하면서 대통령과 군부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의 무르시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반 만에 군부의 최고 실력자인 탄타위 국방장관을 해임했습니다.
탄타위는 무바라크 정권 시절부터 20년간 국방장관을 역임했으며, 무바라크 축출 뒤에는 과도정부 역할을 한 군부의 수장을 맡아왔습니다.
무르시 대통령은 또 군부의 2인자인 사미 아난 육군 참모총장도 해임했습니다.
이달 초 이집트 국경 수비대원 16명이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숨진 사건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 인터뷰 : 무르시 / 이집트 대통령
-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범죄 세력을 멈추기 위해 확고한 자세로 무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국경지대의 불안을 기회로 삼아 군부로부터 권력을 찾아오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무르시는 군부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한 임시헌법을 무효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무르시는 취임 직후부터 군부가 해산시켜버린 의회의 재소집을 명령하면서 군부와 충돌을 빚었습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무르시 대통령의 기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군부 사이에 갈등이 다시금 불거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