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수많은 한국 여성들이 납치와 감금을 당해 성매매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본의 인신매매 실태는 선진국 가운데 최악이지만, 일본 정부는 대책 마련에 소극적입니다.
박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피를 너무 흘려서 어지럽다."
20대 초반의 한국 여성 A씨가 일본의 인권 단체에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구조될 당시 A씨는 골반 내 염증으로 하혈이 심하고, 영양 부족에 시달린 상태였습니다.
A씨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도쿄로 갔지만, 여권을 뺏기고 감금당한 채 출장 성매매에 내몰렸습니다.
또 다른 20대 여성 B씨도 일본 유학 중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했다가 빚을 떠안고 성매매를 강요당했습니다.
일본의 한 인권단체에 도움을 요청한 여성 가운데 한국인은 29%,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민간단체와의 공조 아래 피해자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의 협조 없이는 한계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서영학 / 여성가족부 권익지원과장
- "실제로 해외 성매매 브로커와 업주를 단속하고,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공조체계가 굉장히 중요한데, 일본 정부가 매우 소극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미국은 10년 연속으로 일본을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국가'로 꼽았습니다.
캄보디아, 인도와 같은 등급입니다.
법적인 대책은 물론 피해자를 위한 쉼터나 신고전화조차 마련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무관심 속에 수많은 여성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