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은행권에 대한 구제금융을 요청했지만, 시간 벌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 대형은행의 신용 등급을 내렸고, 국민들은 경제난 심화 우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마드리드의 은행 앞에 모여든 시민들이 은행권 구제금융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칩니다.
우리 돈 146조 원에 달하는 은행 지원금이 결국은 정부의 빚으로 돌아와 긴축 정책이 혹독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로페즈 / 스페인 공무원
- "스페인 정부는 은행권을 큰돈으로 구제하는 대신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68%인 스페인의 공공부채는 구제금융 이후 8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약 25%, 유로존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일자리를 늘릴 묘안도 없는 상태입니다.
▶ 인터뷰 : 자라트 / 애널리스트
- "구제금융 이후 스페인 정부에 필요한 자금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결국에는 갚아야 할 재정 적자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피치는 스페인의 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방코 산탄데르 등 스페인 최대은행 2곳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 내렸습니다.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다시 6.5%까지 치솟았습니다.
막대한 규모의 은행 부실과 정부 부채, 경기 침체와 취업난은 이번 구제금융으로 풀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