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다툼이 원인이 된 불교계 도박파문이 최근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데요, 바티칸에서는 권력투쟁에서 비롯된 내부 문서 유출 파문이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진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가톨릭의 성지인 바티칸이 최근 내부 문서 유출 스캔들로 떠들썩한 가운데, 추기경 한 명이 이번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인 '일 메사제로'는 머리기사를 통해 최근 문서 유출 혐의로 체포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집사를 '까마귀'로 지칭하면서, 홍방울새(cardinal) 한 마리가 까마귀를 이끌었다"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홍방울새는 추기경을 뜻하는 영어 카디날(cardinal)과 동음이의어로, 이번 사태의 배후인 또 다른 인물을 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일간 라 레푸블리카 역시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진짜 배후는 추기경들을 비롯한 고위 성직자들이라며, 특히 문서 유출의 배후자가 교황의 지원 아래 행동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교황의 집사가 교황청 내부의 2인자 자리를 둘러 싼 권력 암투와 문서 유출 사건의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교황청은 관련 의혹은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롬바르디 / 바티칸 대변인
-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문서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추기경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바티칸의 내부 문서 유출사태는 지난 1월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고위 성직자들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친밀한 업체만 골라 계약을 맺고 가격을 부풀렸다고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바티칸은행의 돈세탁과 교황 암살설 등 내부 문서들이 속속히 공개되면서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에 빗대 '바티리크스'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eeka2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