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여객기를 폭파해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직 리비아 정보요원이 사망했습니다.
그동안 제기됐던 카다피와의 연관성은 끝내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이진례 기자입니다.
【 기자 】
1988년 12월, 런던발 뉴욕행 팬암 여객기를 폭파시켜 270명을 숨지게 한 압델 바셋 알 메그라히가 사망했습니다.
전직 리비아 정보요원인 그는 전립선암을 앓아오다 최근 건강이 악화해 트리폴리에 위치한 자택에서 60살을 일기로 숨을 거뒀습니다.
테러발생 13년 만인 2001년 스코틀랜드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그는, 수감 생활 8년 만에 전립선암 말기로 수명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아 석방됐습니다.
메그라히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즉각 반응을 내놓고 그의 석방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비난했습니다.
▶ 인터뷰 : 캐머런 / 영국 총리
- "메그라히는 석방되지 말았어야 합니다. 오늘은 테러로 목숨을 잃은 270명과 유가족들의 고통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전 무죄를 주장했던 메그라히의 단독 범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전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와의 연관성도 끝내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한 영국 당국에 대한 불신도 여전합니다.
▶ 인터뷰 : 희생자 유가족
- "히드로 공항에 있던 여객기에 어떻게 폭탄장치가 실릴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메그라히가 271번째 희생자라고 말할 것입니다."
유일한 테러범의 사망과 함께 사건의 진실도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스코틀랜드 사법당국은 진상규명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eeka2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