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서 겨우 벗어난 그리스가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70대 남성이 긴축정책에 반대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박유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위대가 플라스틱 의자를 집어던지고, 진압에 나선 경찰이 최루가스를 분사합니다.
거리 곳곳은 화염병에서 옮아붙은 불로 검은 연기가 가득합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 중심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는 한 남성의 자살에서 촉발했습니다.
현지시각 4일, 약사를 하다 은퇴한 77세 남성이 출근 시간대 도심 한복판에서 머리에 총을 쏴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정부의 긴축재정과 관련한 메모를 남겼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디미트리스 / 의사
- "그리스인으로서 너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부가 시민들을 조롱하고 있어요. 정부는 은행 계좌에만 관심 있을 뿐 다른 건 어떻게 되든 상관없습니다."
자살한 장소에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그리스 총리와 정당 대표들도 애도를 표했습니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국가 부도를 피하기 위해 유례없는 고강도 긴축안을 승인했습니다.
이제 막 위기 탈출을 위한 걸음마를 뗀 셈이지만, 국민의 격렬한 반대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경기 침체와 민심 악화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그리스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유영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