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금융가의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전통 무역상으로 변신해 세계를 누빈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저자, 코너 우드먼인데요.
MBN 포럼을 위해 한국을 찾은 우드먼을 박문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수십 개국을 다녀봤지만, 한국은 처음이라는 코너 우드먼의 얼굴이 밝습니다.
우드먼은 한 달에 수천만 원을 벌어들이는, 런던의 잘 나가는 애널리스트였습니다.
하지만, 금융가의 숫자 놀음이 진짜 경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살고 싶었어요. 네팔에서 본 전통 무역상들에서 영감을 얻고는 '내가 못할 건 뭐야? 잃을 것도 없는데…'하고 생각했어요."
살던 집도 팔아버리고 여행길에 오른 우드먼은 여섯 달 동안 13개국을 돌아다니며 말과 커피, 칠리소스 등 갖가지 상품을 직접 팔았습니다.
첫 거래 품목으로 택한 낙타는 아예 구하지도 못하는 등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단은 가난한 나라고, 저는 5천 달러의 현금을 지녔는데 이상하게도 저한테 낙타를 팔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키르기스스탄에서는 말을 팔려다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장날 전야에 시장에 도착했어요. 근데 상인들이 무척 술에 취해서 나타났고, 전 말들과 마을 밖에서 자는 게 안전할 거라는 충고를 받았어요. 장사 시작 전부터 겁나는 상황이었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우드먼은 결국 자본금 5천만 원을 두 배로 불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경험을 풀어낸 책이 인기를 얻으면서 세계 곳곳에 강연을 다니는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산다는 건 '돈을 번다는 것' 이상의 일이에요. 무얼 하든 인생은 단 한 번뿐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돈과 유명세, 경제의 참의미보다 우드먼이 얻은 가장 값진 건 하고픈 일을 하는 삶이 제일이라는 교훈이었습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 [ mypar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