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러시아의 폭격기가 일본 영공에 접근해 일본 전투기들이 출격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 공군 역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주력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성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러시아 공군기 5대가 지난 8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섬 인근 상공에서 비행 훈련을 했습니다.
16시간이나 지속한 이번 훈련에서 러시아는 투볼레프(Tu)-95라 불리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동원했습니다.
투볼레프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사거리 3천km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핵심 전략 무기입니다.
훈련은 러-일 전쟁 당시 일본 함대에 맞서 싸우다 침몰한 러시아의 '바랴크' 순양함의 침몰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또 러시아와 일본이 홋카이도 북서쪽 쿠릴열도 영유권 문제로 마찰을 빚는 가운데 행해진 것입니다.
일본은 방위성은 자국 영공 가까이서 벌어진 러시아의 고강도 훈련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 공군은 F-15전투기를 비상 출격해 대응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공군은 러시아 항공기들이 동해 쪽으로 방향을 돌리자 F-15K와 F-16전투기를 출격시켜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러시아 항공기가 우리나라 영공 침범을 하진 않았지만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가까이 접근했기 때문에 대응 차원에서 출격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이후 중단된 전략 폭격기 초계 비행을 지난 2007년부터 재개하면서 주변국의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