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북한언론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해 보이는 이들의 모습, 과연 진짜일까요.
이진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의 동상이 서 있는 만수대로 몰려들었습니다.
▶ 인터뷰 : 허명옥 / 룡전과수농장 지배인
- "아…이게 정말입니까. 장군님을 농장에 다시 모시자고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북한 정권의 간부들 역시 수장을 잃은 슬픔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강태호 / 대외문화력락위원회 초급당비서
- "자신의 건강은 하나도 돌보지 않으시더니 야전차에서 돌아가셨다니. 장군이 이게 무슨 말입까 장군님. 우린 어쩌란 말입니까 장군님…"
미국의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의 슬픔을 '진짜'라고 분석했습니다.
절대적인 고립의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에서 사회적 권력을 이용한 정신개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의 슬픔 역시 '정신개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BBC 뉴스매거진은 방북 경험이 있는 정신과의사 앤서니 다니엘의 말을 인용해 북한 주민들이 충성심을 과시하려고 '경쟁적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현지시각으로 어제(20일) 영국에 정착한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의 눈물은 거짓이라며 주영 북한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초상화와 사망을 축하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붙이고 건물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 [eeka2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