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남부를 강타한 열대성 폭풍우와 집중호우로, 무려 1천4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물살에 휩쓸려간 마을이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세찬 물살에 휩쓸려온 자동차가 집을 덮쳐버립니다.
뒤집힌 건 물론,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서진 자동차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지난 16일 밤, 태풍 '와시'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을 강타하면서 섬 전체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카가얀데오로 / 주민
- "물이 지붕까지 차올랐어요. 손전등을 든 사람들이 천장을 뜯어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필리핀 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실종자는 1천4백여 명.
최대 피해지역인 카가얀데오로 시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 16살 김 모 양도 물이 들어찬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습니다.
상당수 마을은 아직 구조대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고립된 상황이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집을 잃은 이재민은 3만 5천여 명, 일단 고지대 대피소로 옮겼지만, 물과 전기, 전화를 제대로 쓰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카가얀데오로 / 주민
- "밤 10시쯤, 물이 많이 차오르지 않았는데,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거센 물살이 덮쳤어요."
필리핀군은 2만여 명의 병력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과 구조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