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경제위기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입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997년 이후 14년 만에 심리적 마지노선인 7%를 훌쩍 넘어서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진례 기자입니다.
【 기자 】
어제(9일) 채권 증권 시장에서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무려 0.82% 포인트 급등한 7.4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어제 미국과 유럽 증시는 급락했습니다.
다우존스지수는 3.2% 떨어진 1만1780.94에 거래를 마쳤고, 영국 런던 FTSE 100 지수는 1.92% 떨어진 5460.38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국채 금리가 7%를 넘은 뒤 수십일 내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 있어, 이탈리아도 이들의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탈리아는 현재 GDP 대비 120% 이르는 1조9천억 유로에 달하는 정부부채와 연 1% 미만의 만성적인 성장률 정체, 높은 실업률이라는 고질병을 안고 있습니다.
또 올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300억 유로 안팎의 국채와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약 3천억 유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가용재원을 4천400억 유로에서 1조 유로 규모로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설사 이 기금의 가용재원이 1조 유로로 늘어난다 해도 이탈리아가 디폴트로 가는 것은 막는 데 필요한 자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조3천억유로 규모의 유로채무공동보증 기금 구축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진례입니다.[eeka232@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