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과 재정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또다시 승부수를 걸었습니다.
의회에 재신임을 묻는데, 투표에서 패하면 총리직을 잃게 됩니다.
천권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운명이 오늘 (14일) 저녁 결정됩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11일 예산 지출안 투표에서 패배하자, 자신의 신임을 묻겠다며 의회에 투표를 제안했습니다.
▶ 인터뷰 : 베를루스코니 / 이탈리아 총리
-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낙마한다면) 다른 대안이 없고,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야당은 감성적 수사라며 즉각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베르사니 / 이탈리아 야당 대표
-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정치적인 수사를 감성적으로 남발하고 있고, 정작 한 나라의 대표에게 요구되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공식 임기는 2년이 더 남았지만, 신임 투표에서 패하면, 즉시 물러나게 됩니다.
현지 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며, 총리가 재신임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러 차례 신임투표로 승부수를 걸었고, 그때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연립 여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는데다 재정위기로 20% 안팎의 낮은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이 부담입니다.
성추문과 탈세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되면서도 꿋꿋하게 총리직을 지켰던 베를루스코니가 다시 한 번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