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쿠드린 재무장관이 결국 자리에서 쫓겨났습니다.
공개석상에서 대통령에게 망신까지 당했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한 쿠드린 재무장관에게 당장 사직서를 내라고 압박합니다.
▶ 인터뷰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 러시아 대통령
- "경제 현안에 대해 대통령인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 사직서를 내면 됩니다. 당장 답해주세요. 사직서를 낼 겁니까?"
쿠드린 장관도 물러서지 않고 응수합니다.
▶ 인터뷰 : 알렉세이 쿠드린 / 러시아 재무장관
- "사실 당신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푸틴 총리와 상의하고 나서 결정을 내리겠습니다."
▶ 인터뷰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 러시아 대통령
- "당신은 총리를 포함해 누구와도 상의할 수 있지만, 결정은 대통령인 내가 내립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쿠드린 장관의 사직 명령서에 서명했습니다.
앞서 메드베데프 내각에서 일할 생각이 없다며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쿠드린 장관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의 자리 교체를 핵심으로 한 차기 권력 이동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쿠드린은 '푸틴 사단'의 핵심 인사로, 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난 2000년부터 재무장관직을 맡아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쿠드린 장관의 사퇴가 메드베데프와 푸틴 사이의 분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