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부인과 두 아들, 딸 아이샤가 리비아를 떠나 알제리로 도망갔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며느리로부터 잔인하게 학대당한 한 여성의 인터뷰가 공개돼 다시 한번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임소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알제리 외교부의 발표에 따르면 카다피의 부인 사피야, 딸 아이샤 그리고 장남 무하메드와 다섯째 한니발이 알제리-리비아 국경을 통해 도착했습니다.
알제리는 카다피 정권하에서 리비아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카다피는 아직 리비아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에 따르면 카다피는 후계자로 거론됐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축구선수 출신의 3남 사디와 트리폴리 근처인 바니 왈리드에 머무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정예부대를 이끌며 반군진압에 앞장섰던 7남 카미스는 이동 중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밝혔습니다.
쫓기는 신세가 된 카다피 일가의 사치스럽고 잔혹한 이중생활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급 양주가 방에서 뒹굴고 윤이 나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습니다.
서방 언론에 공개된 카다피의 아들 한니발이 소유했던 해변 별장은 화려한 경관을 배경으로 꾸며진 '고급 놀이터'였습니다.
별장 한편에서는 카다피 손녀의 보모로 일하다가 잔인하게 학대를 당했다는 한 여성이 몸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카다피의 며느리가 자신을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놓고 뜨거운 물을 머리 위에 들이부었다고 이 여성은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물라 / 카다피 손녀 보모
- "일 년 넘게 단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싶어요. 그런데 전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42년간 리비아인들이 카다피 일가로부터 받은 깊은 상처는 계속 아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임소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