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눈으로 담은 한국전쟁 직후의 모습이 180여 장의 사진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지금은 먼 옛날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그 시절 모습이 컬러 사진으로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박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아무것도 모른 채 팔과 다리를 잃은 아이들.
3년에 걸친 악몽 같은 전쟁은 곳곳을 폐허로 만들고, 많은 이들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판자와 천막으로 허술하게 덮은 지붕 아래에서도 삶은 계속됐습니다.
아버지는 내다 팔 무를 한 짐 지고 고단한 발걸음을 옮기고,
어머니는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한강 물에 빨래를 합니다.
만원버스에 몸을 구겨 넣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골길에서의 버스 사고 모습은 평화롭게 마저 느껴집니다.
지금의 한국은행 앞길,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전차가 다닙니다.
가난과 싸워내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동안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갔습니다.
폐허가 된 한국을 찾은 영국인 의사 부부는 봉사활동을 하는 틈틈이 서울과 군산 등지를 다니며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동안 공개된 전후 기록물 가운데 이처럼 화질이 좋은 컬러사진은 드물어 전후 우리나라의 모습을 살피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박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