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세력의 공격을 받은 예멘 대통령이 치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습니다.
사실상의 망명으로, 33년간의 장기집권이 끝나는 첫 단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예멘의 수도 사나 곳곳에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살레 대통령이 예멘을 떠났다는 소식에 깃발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환호합니다.
시민들은 33년간의 장기집권이 조기 종식될 거라며 기뻐했습니다.
▶ 인터뷰 : 와심 알 쿠르시(반정부 단체 대변인)
- "우리는 계속 싸울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혁명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입니다. 오늘 우리는 혁명의 첫 단계를 완수한 것을 축하할 것입니다."
로켓 공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대통령궁.
지난 3일 반정부군의 공격을 받아 부상한 살레 대통령은,치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했습니다.
가족은 물론, 측근까지 모두 동행했고, 권력은 부통령에게 이양됐습니다.
치료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의 망명으로 다시 예멘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살레 대통령은 넉 달간 이어진 시위로 주변국은 물론, 미국으로부터 퇴진 압력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중재안을 거부해 예멘은 사실상 내전 상태입니다.
예멘 야권은 "귀국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며, 그의 출국이 독재정권 종말의 시작"이라고 밝혔습니다.
살레 대통령의 출국으로 예멘사태가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차기 권력을 둘러싼 혼란이 우려됩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