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가 지진 복구 이후 자진해서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한 끝에 내각 불신임안 부결을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여론은 지진 피해 복구 과정에서 정치권이 권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정성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자민당과 공명당, 일어나라 일본 등 야 3당이 제출한 내각 불신임안이 중의원 본회의에서 부결됐습니다.
찬성 152표, 반대 293표였습니다.
앞서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간 나오토 총리에 맞선 오자와 전 간사장 그룹이 불신임안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밝혀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간 나오토 총리가 투표에 앞서 지진복구가 어느 정도 완료된 후 사퇴할 뜻을 밝힌 것이 의원들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간 나오토 / 일본 총리
- "지진피해가 어느 정도 복구된 이후 젊은 세대에게 총리직을 물려줄 것입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이 이 발언을 듣고 찬성 의향 번복을 시사했고 오자와파 의원 상당수는 모임을 열고 불신임안에 반대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불신임안이 부결됐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간 나오토 세력과 오자와 전 간사장 그룹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에서는 민주당이 분당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이런 정치권의 정쟁을 바라보는 일본의 여론은 차갑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상황도 불안하고 지진 피해지역의 복구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정쟁을 벌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MBN뉴스 정성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