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빈 라덴 사살이라는 10년 묵은 숙원을 풀었지만, 파키스탄과의 관계가 또 하나의 복병으로 떠올랐습니다.
양국 간의 불안한 관계에 대해, 김희경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
▶ 인터뷰 :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대테러전에서 파키스탄과의 협력이 빈 라덴과 그의 은신처를 찾아내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을 확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입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는 분노가 터져 나왔습니다.
▶ 인터뷰 : 칼 레빈 / 미 상원 군사위 위원장
- "파키스탄군과 정보 당국은 (은신처의) 위치와 은신 기간, 그리고 파키스탄 군부대와 매우 가까이 있다는 점 등과 관련해 해명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를 반박했습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파키스탄은 빈 라덴을 추적해왔을 뿐, 보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죽은 아내 얘기도 상기시켰습니다.
자르다리 대통령의 아내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알-카에다가 주도한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국은 9·11 테러 직후 알-카에다 소탕을 위해 파키스탄에 연간 10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전쟁 과정에서 반미 감정이 번졌습니다.
파키스탄은 빈 라덴 제거가 "승인되지 않은 일방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는데, 이 또한 국내의 비난을 의식한 것입니다.
미 CIA의 리언 파네타 국장은 처음부터 파키스탄과의 공조를 배제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쉽게 동맹을 깰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테러 활동이 쉽고 유일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파키스탄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입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