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대중 앞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리비아 사태를 매듭짓기 위해 논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검은 양복을 입은 카다피가 차량에 올라 탄 채 트리폴리 시내에 나타납니다.
몰려든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손을 흔들며 도시를 활보합니다.
비슷한 시각, 카다피 관저 인근에서는 나토 전투기의 공습으로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치솟습니다.
폭격을 맞은 대학 강의실이 난장판이 됐습니다.
▶ 인터뷰 : 라마드 루게이 / 학생
- "이곳을 공습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다들 겁에 질렸어요."
이런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카다피가 대중 앞에 나선 것은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지지자들의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리비아 동부에서는 반군이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카다피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지만, 객관적 전력은 여전히 열세입니다.
▶ 인터뷰 : 칼리드 알-림 / 반군
- "무기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 것은 너무 오래되고 작습니다. 심지어 집에서 만든 것도 있습니다."
여기에 계속된 전투로 재정난도 심각해지면서 20억 달러를 외국에서 차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카다피 축출에는 합의했지만, 방법을 놓고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군 무장과 정치적 해결 사이에서 국가별로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리비아 사태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