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
그동안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을 외면했던 정부와 도쿄 전력은 또다시 신뢰를 잃었습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원전에 고여 있던 방사성 물질이 결국 바다로 유출되면서 원전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 2호기 전기 케이블 보관 시설에 고인 물이 바다로 흘러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방사성 물질 고농도 오염수가 직접 바다로 유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보관 시설엔 20cm 정도의 균열이 있었습니다.
오염수에서는 1시간당 1천 밀리시버트가 넘는 고농도 방사선이 측정됐고, 도쿄전력은 뒤늦게 갈라진 틈을 콘크리트로 메웠습니다.
1호기 원전 터빈실 지하수에서 기준치 1만 배 수준인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된 데 이어 바닷물까지 오염됐지만 일본 당국은 속수무책입니다.
원전 곳곳에 고인 오염된 물을 퍼내야 하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목숨을 걸고 오염수에 펌프를 담그고 나올 이른바 '점퍼'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심각한 핵 오염을 일으키는 냉각수를 퍼내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해왔지만, 이미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이미 도쿄전력 직원 18명과 하청업체 직원 3명이 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 피폭을 당했는데, 이는 핵발전소 근무자들이 평균 5년 동안 근무하면서 피폭당한 양보다 두 배에 이릅니다.
계속된 원전 오염으로 국제원자력기구는 원자로 전문가 2명을 일본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지만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지 미지수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 gitani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