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의 불안한 정세 속에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중해의 한 작은 이탈리아 섬에는 전체 주민보다 더 많은 수의 난민이 모여들어 당국이 비상입니다.
임소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맑은 해안으로 관광객들과 낚시꾼들에게 명소였던 이탈리아의 작은 섬 람펜두사.
인구 5천 명의 이 작은 섬 전체가 북아프리카에서 몰려든 난민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수백 명밖에 수용하지 못하는 수용소는 이미 한계를 넘어서 잔디밭에서 잠을 자거나 굶주리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집트와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바람 속에 벌써 6천 명이 고국을 떠나 이 섬에 몰려들었습니다.
난민들은 하루빨리 넓은 수용소나 이탈리아 본토로 보내달라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튀니지 이민자
- "이탈리아 당국자들이 내일은 여기를 떠날 수 있다. 내일은 데려가겠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열흘 동안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했습니다."
섬 전체가 수용소가 돼버린 상황에서 주민들은 지저분한 환경과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아예 이민자들이 탄 보트가 정박하지 못하도록 항구에서 직접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리치아디 / 섬 주민
- "우리가 아이들은 다른 곳에 보내고 있다는 걸 정부는 알고 있나요? 대부분 엄마가 아이들을 친척집에 보내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우선 군함을 동원해 난민들을 더 큰 수용시설로 보내고 있지만 계속 밀려드는 난민을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에 연대성의 원칙에 따라 북아프리카 난민문제를 분담하자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임소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