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최측근인 리비아 외무장관이 영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유엔 주재 대사로 임명된 고위 인사도 임명을 거부했습니다.
카다피 정권이 내부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유엔 주재 대사로 임명된 리비아의 알리 트레키 전 외무장관이 카다피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트레키는 성명을 통해 카다피 체제에서 유엔 주재 대사직이나 다른 관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해, 유엔 대사로 부임하지 못하고 이집트 카이로에 머물다 결국 임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쿠사 외무장관이 영국으로 망명한 지 하루 만에 또 한 명의 측근이 등을 돌리면서 리비아 정부의 외교라인은 사실상 붕괴했습니다.
국영석유회사 대표와 국민의회 의장, 해외정보기관 수장 등 다른 측근들도 카다피를 버리고 튀니지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은 카다피 진영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국제사회의 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인터뷰 : 제이 카니 / 미 백악관 대변인
- "무사 쿠사가 영국으로 망명했다는 것은 카다피의 핵심 세력이 와해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반면, 리비아 정부는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사태 진화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무사 이브라힘 / 리비아 정부 대변인
- "리비아는 쿠사 외무장관을 대신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이 있습니다. 리비아의 독립과 자유를 위한 전쟁은 어느 한 개인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정권 핵심인사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카다피는 내우외환이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