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군과 경찰이 수니파 왕정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아파 국민의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사태가 점점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란, 이라크 등 인근 시아파 국가들은 바레인 정부를 강력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계엄령이 선포된 바레인의 수도 마나마시.
국기를 든 남성이 진압 경찰에게 둘러싸이더니 무차별 구타를 당합니다.
이를 도우려던 다른 남성도 경찰의 발포에 놀라 다시 도망갑니다.
진주광장에서는 거센 불길이 치솟습니다.
바레인 정부는 탱크와 헬기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농성시설을 철거했습니다.
수니파 왕정 교체를 촉구하는 시아파 국민의 시위가 거세지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하루 만에 강경책을 꺼내 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 등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같은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도 직접 바레인에 병력을 파견해 시위 진압 활동에 착수했습니다.
반면,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이라크는 바레인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 이란 대통령
- "총과 대포, 탱크까지 동원해 국민을 강경 진압하는 것은 매우 추악하고 비인간적인 방식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하마드 바레인 국왕과 압둘라 사우디 국왕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폭력 사태에 유감을 표하면서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바레인 시위가 중동의 뿌리 깊은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갈등으로 번지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 chonkp@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