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벵가지에서 시민들과 취재진이 촬영한 생생한 영상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습니다.
지금 벵가지의 모습은 참혹한 전쟁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송한진 기자입니다.
【 기자 】
거리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총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이 계속 들려옵니다.
어둠을 가르며 시위대를 향해 날아오는 총알도 뚜렷이 보입니다.
낮에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집니다.
시위대는 사망자의 사진을 들고, 카다피의 퇴진을 외칩니다.
이들 역시 언제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습니다.
죽음을 각오한 시위대는 머리 위로 관을 나르고 있습니다.
이 화면들은 지난 18일과 19일, 시위대가 촬영한 영상입니다.
지난 21일에 촬영된 영상에는 시가전 모습도 생생하게 포착됐습니다.
시위대로 보이는 남자가 기둥에 몸을 숨긴 채 총을 쏩니다.
지금은 시위대가 동부 지역을 장악하면서 총성은 잠시 멎었습니다.
중무장을 한 시위대는 탱크를 조작해보며 카다피 정권과 일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위대
- "우리는 우리 자신을 스스로 지켜야 합니다. 서방 국가들은 석유에만 관심이 있는 위선자들입니다."
벵가지의 병원은 병원이라기보다 영안실에 가깝습니다.
병원 밖에는 관이 쌓여 있고,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이 가방에 담겨 있습니다.
▶ 인터뷰 : 벵가지 병원 의사
- "정확히 몇 명이 사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벵가지에서 300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다친 사람은 3천 명이 넘습니다."
21세기에 벌어진 믿기 어려운 대학살극은 리비아인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공포와 충격으로 남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