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전역에 반정부 시위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군과 경찰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습니다.
튀니지나 이집트처럼 시민 혁명에 내몰려 정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건데,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왕정국가 바레인.
정부는 결국 강경진압을 선택했습니다.
수십 대의 탱크가 시위의 중심지인 수도 마나마에 투입됐고, 경찰과 군 병력이 이른 새벽 시위대를 급습했습니다.
최루탄을 쏘고,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며 천막을 뜯어냈습니다.
▶ 인터뷰 : 알-하산 / 바레인 내무부 대변인
- "진압군 사령부는 집회의 불법성을 알리고, 광장을 떠나라고 지시했습니다. 시위대에게 떠날 기회를 줬습니다."
이번 진압 작전으로 시위대 3명과 경찰 1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철권통치가 이어지는 리비아도 시위대 해산에 군 병력을 투입하면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대통령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이란은 반정부 세력과 시위대에 선전포고를 내렸습니다.
▶ 인터뷰 : 사데그 라리자니 / 이란 사법부 장관
- "이란 사법부는 선동을 주도하는 자들을 반드시 처벌할 것입니다."
30년 독재를 끝내려는 예멘에서는 친정부 시위대가 경찰에 합세해 반정부 시위대를 칼과 몽둥이로 탄압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도 정부의 폭력 진압으로 3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제2의 튀니지, 제2의 이집트가 되지 않겠다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는 독재자들 때문에 아랍 세계의 민주화 시위는 피로 물들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