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녀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아온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결국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
혐의가 입증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감옥살이를 해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바로 이 여성이 베를루스코니를 법정으로 몰고 간 모로코 출신의 나이트클럽 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 일명 '루비'입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루비'가 17살이던 지난해 7천 유로, 우리 돈으로 1천만 원을 주고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숨기려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있습니다.
또, '루비'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을 때 석방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루비'가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조카라고 거짓말을 해 풀어주도록 했다는 겁니다.
밀라노 법원은 결국 베를루스코니에게 오는 4월 6일 재판을 받으라고 명령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9일 요청한 조기 재판을 수용한 것입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전히 야당의 '정치공세'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론의 시선은 따갑습니다.
▶ 인터뷰 : 마리아 지아니카 / 밀라노 시민
-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물러나야 합니다. 우리 자식, 손자 세대들에게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총리는 사임해야 합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재판은 3명의 여성판사가 심리를 맡기로 했습니다.
미성년 성매수 의혹이 사실로 판결되면 징역 3년형, 권력남용 혐의까지 입증되면 최대 12년 형이 내려집니다.
그동안 갖가지 탈법적 혐의를 피해오던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