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집트 사태와 관련해 차기 정부의 '색깔'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이집트 야당 대표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이 소멸했다고 밝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정성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미국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집트는 미국의 중동정책을 위한 핵심 지역으로 그동안 친미 정권이 집권을 해왔고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평화협정은 적대국으로 둘러싸인 이스라엘을 30년 넘게 미국의 보호막 아래 두는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 왔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가 2007년 벌어진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정책입니다.
이때 이집트는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이스라엘에 동조해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을 폐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평화협정이 깨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차기 이집트의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야당 대표 아이만 누르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이 소멸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누르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이집트는 최소한 협정의 조건을 재협상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누르 대표는 강경파인 무슬림형제단이 아니라 비교적 온건한 성향의 정치인이라 이번 발언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은 이집트가 기존에 맺었던 조약과 의무를 지킬 것을 기대한다고 밝히지만 정확한 의중은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협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평화협정이 깨질 경우 미국이 공들여 왔던 중동 평화정책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사태가 어느 정도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차기 정부의 성향 때문에 미국의 고민은 깊어 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성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