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정권이 붕괴된 이집트에서는 그동안 억눌렸던 민심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생활고를 호소하며 임금 인상과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근로자들의 잇단 파업으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위 구호>
이집트 민주화의 성지가 된 타흐리르 광장에 다시 거센 함성이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민주화 시위를 진압했던 경찰들이 시위에 나섰습니다.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자행된 무력 진압을 반성하면서,
▶ 인터뷰 : 이집트 경찰
- "잘못된 정보를 갖고 시위 진압에 나섰던 것입니다. 국민 대다수처럼 우리도 피해자입니다."
동시에 근로 조건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공공 운송 근로자 6만여 명과 국영 구급차 운전사들도 일손을 멈추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들의 불만은 한결 같습니다.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것입니다.
▶ 인터뷰 : 에이드 아흐메드 / 구급차 운전사
- "우리는 정당한 계약 조건과 의료보험, 임금인상을 요구합니다."
환율 안정에 주력하던 중앙은행도 파업사태가 벌어지면서 은행 문을 모두 닫아 버렸습니다.
증권거래소는 혼란 속에 재개장일을 나흘 더 미루기로 했습니다.
이집트 군부는 파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 민주화 혁명은 사실 엄청난 물가 상승과 생활고에 대한 불만이 독재 정권을 겨냥하면서 촉발됐던 것입니다.
따라서 과도 정부의 국가 정상화 노력은 정치개혁 뿐만 아니라 서민 생활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