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퇴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잇따랐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발표가 나왔습니다.
먼저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공식적으로 퇴진을 거부했습니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9월까지 대통령직을 내놓지 않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호스니 무바라크 / 이집트 대통령
- "저는 헌법과 국익을 수호해야 하는 저의 책임을 완수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으로서의 권력은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점진적으로 이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위대의 요구대로 즉각적인 퇴진은 할 수 없지만, 권좌에서 한발 물러섬으로써 성난 민심을 달래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됩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사실상 독재 연임을 보장해줬던 헌법 조항도 고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치안 상황이 안정되면 비상계엄법도 해제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존에 약속했던 정치개혁을 다시 한 번 국민 앞에서 공식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집트 국민의 기대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습니다.
연설에 앞서 BBC를 포함한 외신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보국이 입수한 정보나, 이집트 총리를 포함한 고위급 관료들의 발언도 무바라크 퇴진설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하지만 무바라크 대통령은 끝내 퇴진을 거부했고, 시위대의 요구를 외면했습니다.
MBN뉴스 김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