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진정됐던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다시 고개를 들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화를 이어가던 최대 야권 조직도 다시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면서 이집트에는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무바라크 대통령은 러시아 특사를 만나며 오늘도 공식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퇴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독재자의 오만함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에 다시 불을 질렀습니다.
여기에 '더이상의 시위는 참을 수 없다'고 말한 술레이만 부통령의 섣부른 경고는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의회로 몰려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의회 해산과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시위는 전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이집트 북부 도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반정부 연대 시위가 이어졌고, 정부 공관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후세인 모하메드 / 시위 참가자
- "무바라크는 퇴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집트는 개혁이 필요합니다."
카이로 남쪽에 있는 엘-카르고의 한 마을에서는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의 총격으로 시민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습니다.
정부와 개헌과 함께 정치개혁 논의를 하던 무슬림형제단마저 시위의 칼끝이 무바라크 대통령을 겨누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 인터뷰 : 무르시 /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러나야 합니다.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합니다. 무바라크 정권은 실패했습니다."
시위대는 내일 다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정부와 시위대의 충돌로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