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면서도 무바라크 대통령이 당장 물러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은 반미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집트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 이권열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기자 】
민주화는 환영, 반미는 반대.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원하는 대가로 이집트를 중동 정책의 지렛대로 활용해왔습니다.
앞으로 이슬람 급진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면 미국으로서는 우군을 잃는 셈입니다.
친미 세력이 권력을 잡을 때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이 권좌를 지키는 것이 미국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 인터뷰 : 필립 크롤리 / 미 국무부 대변인
- "이집트가 지금 당장 자유롭고 경쟁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미국의 이집트 특사인 프랭크 와이즈너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당분간 대통령직을 유지해야 한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프랭크 와이즈너 / 이집트 특사
- "무바라크 대통령의 리더십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가 유언을 남길 기회입니다. 그는 60년 동안 조국을 위해 일했습니다."
와이즈너 특사는 무바라크 정권의 법률 자문을 맡은 법률 회사 소속이었던 것도 밝혀졌습니다.
끝까지 무바라크 정권의 뒷배를 봐주려는 미국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이 보장될 때만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며 미국의 태도를 비꼬았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