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반정부 시위대와 개헌에 합의한 이집트 정부는 추가 개혁안을 내놓았습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무바라크 대통령이 적극적인 유화책을 제시하고 있는 셈인데, 시위대는 여전히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무바라크 대통령은 새 내각을 구성한 이후 처음으로 전체 각료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불명예스럽게 퇴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위대에 다시 한번 전한 것입니다.
대신 민심 수습용 개혁 조치를 추가로 내놨습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의 부정 선거 의혹과 부패한 공직사회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야간 통행금지도 완화하고, 4월부터는 공무원 급여를 15% 올리기로 했습니다.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구글의 이집트인 임원 와엘 그호님도 풀어줬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성난 민심은 정부와의 대화를 정치적 야합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수천 명의 시위대는 타흐리르 광장을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시위 도중 정부군의 총격에 숨진 이집트 기자를 위한 장례식도 거행했습니다.
▶ 인터뷰 : 무하무드 바크리 / 이집트 기자
-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러나야 합니다. 시위대를 향해 발포한 책임자들은 처형돼야 합니다."
그러나 구심점이 없는 반정부 시위는 점차 동력을 잃어가고 있고, 여기에 미국까지 무바라크 대통령의 유임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 인터뷰 :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미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그의 임기는 오는 9월 끝납니다. 이집트 국민이 질서있는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화 시위 2주째를 맞은 이집트 사태는 독재자에게 안정적인 퇴로를 열어주는 식으로 수습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