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13일째를 맞은 이집트는 조금씩 긴장감이 풀려가는 모습입니다.
시위대가 무바라크 정부와 처음으로 대화를 시작하면서 개헌에 합의해 이집트 정국이 전환점에 섰다는 평가입니다.
먼저 윤호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 반정부 시위의 성지가 된 '알-타흐리르 광장.
시위 13일째를 맞은 오늘도 수만 명이 집결해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기독교인들도 시위에 동참해 함께 기도하며 부패 정부 척결에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 인터뷰 : 조지 이샤크 / 민주화운동단체 설립자
- "무바라크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합니다. 우리는 존엄과 자유, 안정 속에 살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절정으로 치닫던 시위 분위기는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은행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고, 충돌의 현장이 정리되면서 교통도 제 흐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시위를 주도하던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야권 단체들은 처음으로 정부와 공식회의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일단 개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대통령의 연임을 제한하는 새 헌법을 다음 달 첫째 주까지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야권 탄압에 악용된 비상계엄법도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 인터뷰 : 무르시 / 무슬림형제단 대변인
- "몇몇 의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이라기보다는 피상적인 의제들이었습니다."
독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주장하는 정부 사이에는 여전히 이견 차가 큽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협상 결과에 국민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이집트 사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