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소요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시위대 간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군이 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윤영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 수천 명이 몰려들어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을 빚었습니다.
돌과 화염병이 날아들며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수백 명이 다쳤다는 현지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시위대와의 충돌없이 방관하던 군도 태도를 바꿨습니다.
시위대를 향해 일상생활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겁니다.
성명에 앞서 시민들에게 나라를 지키는데 동참해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시위대의 합법적인 요구를 이해한다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던 군이 입장을 바꾸면서 이집트 소요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하지만,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야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현지 시각으로 이번 주 금요일 1백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한편, 다음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무바라크 대통령은 권력을 즉각 이양하라는 세계 각국의 요구를 거부하며 시위대를 자극했습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서방의 요구는 현재 이집트 국내 상황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당장 권력을 이양하라는 요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윤영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