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 반정부 시위를 불러온 주역은 인터넷이었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가 현실 정치를 뒤흔들게 된 이집트와 아랍 지역의 상황, 임소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1979년, 프랑스에 망명해 있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연설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를 이란에 밀반입시켰습니다.
복사된 카세트테이프가 이란 곳곳에 뿌려지면서 혁명에 불을 붙였고, 결국 팔레비 왕조가 무너졌습니다.
30년 뒤, 이번에는 인터넷이 아랍 민주화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노점상을 하던 청년이 분신했다는 소식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이른바 인터넷 '소셜 미디어'를 통해 튀니지 전체로 퍼져 나갔고, 결국 대통령까지 쫓아냈습니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이었습니다.
재스민 향기는 인터넷에 실려 이집트까지 번졌습니다.
시위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시위를 조직해 나갔습니다.
동영상사이트인 유튜브에는 시위 장면이 속속 올라왔습니다.
인터넷의 위협에 깜짝 놀란 이집트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했지만, 이미 정보의 둑은 터져버렸습니다.
이집트 국민은 전화모뎀과 국제전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방법을 찾아가며 시위 상황을 전 세계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CNN 보도
- "이집트에서 인터넷이 차단됐지만,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정보를 주고받을 방법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인터넷이 나일강의 민심과 만나면서 권력의 철옹성도 집어삼키는 성난 파도가 됐습니다.
MBN뉴스 임소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