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이집트 곳곳이 공권력 부재로 극도의 혼란에 빠진 가운데 외국인들의 대대적인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보도에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집트는 현재 하루하루가 혁명 전야입니다.
현지시각으로 30일 오후 4시부터 통행금지가 실시됐지만,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30년째 권좌를 지키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 인터뷰 : 시위대
- "우리는 지난 30년간을 두려움 속에 살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유를 원하고,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길 원합니다."
경찰서도 시위대의 공격 대상이 됐고, 이집트 곳곳은 치안 부재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집트 당국은 시위 현장에 다시 경찰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사태는 쉽게 수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시위 진압을 위해 동원된 군인들도 시위에 동조하는 분위기입니다.
혼란을 이용한 약탈과 수감자들의 탈옥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집트박물관에서는 미라의 머리가 훼손됐고, 교도소에서는 5천여 명이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로 인한 사망자도 급격히 늘어 알자지라는 1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항에는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세계 각국은 자국민의 대피를 위해 긴급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관광객
- "이런 상황에서 머물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워요.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도 어렵고, 상황 파악도 잘되지 않습니다."
미국은 현지 교민들에게 탈출을 권고하는 한편 전세기를 마련했습니다.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도 비행기를 급파해 자국민을 대피시키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