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백악관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두 정상은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행위가 더이상 없어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워싱턴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창원 기자
【질문 1】
오늘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 정리해주시죠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최우선 과제란 점을 확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킨 중국의 역할에 사의를 표했으며,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피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해 증가하고 있는 직접적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후 주석도 모두발언을 통해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촉진하며,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안보를 위해 관련 당사자들과 공조·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해법을 마련했기보다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향후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질문 2】
두 정상은 위안화 절상이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고 하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안건이 논의됐습니까.
【기자】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은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서로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 절상과 중국 내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중국의 신축적인 자세를 환영하지만, 환율에서 좀 더 조정이 필요하다"며 위안화 절상을 촉구했습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중국 대표가 만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해 대화를 하기로 기대한다는 뜻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인권실태와 관련해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두 나라는 기후변화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청정에너지 연구와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서 합작회사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 중국에서 유학하는 미국인 학생 수를 10만 명으로 늘리는 등 양국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인적교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질문 3】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중국이 어떤 선물보따리를 들고 올 것인가도 관심을 끌었는데, 무려 450억 달러에 달한다고요.
【기자】
후진타오 주석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450억 달러에 달하는 수입패키지를 선물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보잉사는 2011년부터 3년에 걸쳐 총 190억 달러 상당의 보잉737, 보잉777 여객기 200대를 수출하기로 중국 측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GE는 중국 최대의 철도회사인 CRS와 손잡고 미국 내에 고-중속 전동차량을 제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커민스는 중국의 버스시장에 하이브리드 파워시스템을 공급하고, 캐터필러는 중국에서 건설장비와 가스 터빈엔진을 수출합니다.
백악관은 미국과 중국 정부가 합의한 수·출입 패키지에 따를 경우, 미국 내에서만 총 23만 5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질문 4】
지난 2006년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 때는 여러가지 의전상 결례가 발생해 양국 관계를 껄끄럽게 했는데, 이번에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기자】
지난 2006년에는 부시 대통령이 후 주석의 소매를 잡아끌었는가 하면 파룬궁 수련자가 소동을 벌이고, 사회자가 중국의 공식국명을 대만과 혼동하는 등 무더기 결례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백악관 일대가 오성홍기로 물결을 이룬 가운데, 워싱턴 모뉴먼트 인근에서 21발의 예포가 발사되는 등 환영행사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오늘 행사에는 미국 측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팀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1,000여 명의 주요 인사가 총출동해 열기를 더했습니다.
환영식 도중에 마이클 멀린 미 합참의장의 부인 데보러 멀린이 갑자기 쓰러지는 작은 소동이 발생했지만,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았습니다.
후 주석은 국빈만찬을 끝으로 워싱턴 일정을 마치고 시카고로 이동해 미중 경제인 행사에 참석하고 공자학원을 방문하는 등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소프트 외교전을 펼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