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 4대 금융지주별로 올해 총영업이익에서 순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3분기 누적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70.3%에서 올해 76.2%까지 높아졌고, KB금융은 64.5%에서 75.4%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이 79.9%에서 86.1%로, 우리금융은 82.3%에서 87.4%로 상승했다.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신한 81.7%, KB 79.4%, 하나 86.5%, 우리 94.4% 등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서 나오는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다. 실제로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올 3분기 NIM은 1.68%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KB국민은행도 1.76%로 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개선됐다. 하나은행은 0.03%포인트 오른 1.62%, 우리은행은 0.04%포인트 상승한 1.62%를 기록했다. NIM은 금융사가 자산을 운용하면서 벌어낸 수익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한 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한 수익에 더해 채권을 비롯한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수익까지 포함한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이유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변화를 반영해 바로 오르는 반면 예금금리는 예금 중에 저원가성 예금이 많아 금리 변동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은행 예금금리가 0.52%포인트 오르는 동안 대출금리는 0.80%포인트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은 올 들어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기업대출은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대출 총량 규제로 가계대출을 줄이는 반면, 회사채 발행과 유상증자가 모두 어려워진 대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으로 몰리자 기업대출을 늘린 것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9월 말 KB국민은행 대기업 대출금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2.7%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이 8.2%,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7.5%, 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 증가율은 2% 안팎에 그쳤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체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최근 금융시장의 돈맥경화로 자금 조달이 꼬인 대기업이 늘면서 기업대출 수요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 실적 보고서에 '대기업 여신 수요가 크게 증가해 기업대출이 성장했다'고 명시될 정도다.
은행들은 시중 자금 경색이 풀릴 때까지 대기업 대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연 4%대 후반으로, 3년 만기 AA-급 회사채
이날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대출 행태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4분기 기업대출 수요는 3분기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영신 기자 /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