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2차전지 업종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이 하락할 때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관련 지수를 2배 추종하는 '타이거(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는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13.2% 상승했다. 이 기간 국내에 상장된 ETF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0.5% 오르는 데 그쳤다.
2차전지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코덱스(KODEX) 2차전지산업'과 'TIGER 2차전지테마' ETF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0.1%, 8.9% 상승했다.
ETF가 편입한 주요 종목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며 전체 수익률 역시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편입 비중이 높은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달 각각 9%, 11%가량 올랐다.
이처럼 최근 2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우선 외국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식을 각각 1784억원, 1763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삼성SDI였다.
2차전지주의 실적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삼성SDI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47%,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 2차전지 핵심 가치사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생산 기업이 모두 포진해 있는 이 분야 강국으로 꼽힌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10% 수준이지만 주요 완성차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되는 2035년께 비중은 57%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친환경 관련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장기적으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최대 7500달러 지급할 예정이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없는 CATL 등 중국 2차전지업체의 북미 시장 진출이 사실상 막힌 상태다.
중국 2차전지 대표주인 CATL은 북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미국에 생산 공장을 세우려고 했지만 투자 계획을 전면 보류한 바 있다. 이 같은 영향으로 CATL 주가는 최근 두 달 새 20% 넘게 하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손잡고 44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한제윤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는 중국 2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밀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정책"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고 대응하고
반도체 ETF의 오름세도 눈에 띈다. 'TIGER 반도체' ETF는 이달 3.6% 오르며 반등하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을 1조8575억원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다시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