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훈풍에 14일 코스피가 2200선을 회복하는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최근 연이은 하락세에 따른 일시적인 상승이란 분석과 함께 당분간 경제지표에 따른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전거래일보다 2.30% 상승한 2212.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4.09% 급등한 678.24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가 1.99% 상승했고 최근 부진했던 네이버 등도 4% 이상 올라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반등을 이끈 요인은 물가 지수 정점 기대감과 최근 급락했던 영국 파운드화 가치 안정으로 분석된다. 전날 발표된 미국 9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통상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다만 추가적인 물가인상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CPI가 정점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입됐고 영국 정부의 감세안 전면 철회 가능성으로 파운드화가 급반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가능성 등 기존에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긴 호흡으로 봤을 때 단기 안도심리일 뿐이며, 물가 안정을 기대하는 이유가 소비 부진, 주택경기 급랭 등 경기 악화/침체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증시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는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2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며 마르고 있는 것도 염려스러운 대목이다.
14일만 보더라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634억원, 2615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속된 하락에 지친 개인은 62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6거래일간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은 일평균 50조7348억원으로 올해 월별로 비교할 때 가장 낮았다.
지난 7일과 12일엔 투자자예탁금이 각각 49조3041억원, 49조6471억원을 기록했는데, 50조원 아래로 내려온 건 2020년 10월 이후 2년만이다.
일평균 예탁금은 지난 1월 67조3680억원에서 매달 꾸준히 줄어들어 이달까지 25% 하락했다. 작년 상반기 66조2107억원, 하반기 67조387억원으로 유지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 초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줄어들수록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지고 불안심리가 커졌단 의미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증시를 대거 저가 매수하며 반등을 이끌던 '동학 개미'의 화력도 사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은 올 상반기 27조8187억원에서 하반기 현재까지 3조8406억원으로 86% 급감했다. 올 초부터 계속된 금리 인상 부담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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