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의 가입 목적이 확 달라졌다. 예전에는 가장 사망 시 가족의 생활비 마련이 주요 목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김씨처럼 상속세 납부용으로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조미정 푸르덴셜생명보험 세무사는 "자산의 80% 이상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보니 상속 시 유동성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상속세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가입한 사례"라며 "특히 고액자산가들은 상속세 외에 취득세 등 다른 세금도 만만치 않아 종신보험으로 미리 유동성을 확보해 두려는 분이 많다"고 했다.
최근 종신보험 가입금액이 늘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이 판매 중인 종신보험을 보면 가입금액을 30억원으로 늘린 상품이 세 종류나 된다. 특히 이 회사가 지난달 출시한 '우리집 착한종신보험'은 100억원까지 보험금을 설정할 수 있고, 가입연령도 80세까지 늘렸다.
최근 자산가격 상승으로 상속세를 내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를 신고한 납세자는 1만4951명으로 상속재산 가액은 6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세 부과 대상은 2019년에 9555명이었으나 2020년에 1만1521명 등으로 2년 새 50%가량 증가했다. 대한민국 가계 대부분이 자산의 70~80%를 부동산에 '올인'한 상황이어서 갑작스러운 상속 시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통상 상속세를 고려해야 하는 순상속재산 기준은 10억원이다. 일괄 공제와 배우자 공제를 5억원씩 받으면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2~3년 새 수도권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서울에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상속세 대상이 됐다고 불안해하는 사람이 늘었다.
장현오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센터 프로는 "최장 10년간 상속세를 나눠 낼 수 있는 연부연납제도 등이 있기 때문에 자산이 30억원 미만이라면 한 번에 억대 상속세를 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수십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가 아니라면 사망보험금 1억원 정도의 종신보험으로 대비할 것을 권한다. 삼성생명 상품으로 보면 1억원 사망보장(15년납 기준)은 월 보험료 33만~36만원 선에서 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