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를 90% 이상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70%까지 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는 운용사 재량으로 운용하는 방식이다.
채권형과 금리연동형 액티브 ETF는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일례로 타이거(TIGER) 단기채권액티브 ETF는 자산 규모가 올해 초 1965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뭉칫돈이 몰리면서 지난 21일 기준 612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4월 상장한, 무위험지표금리에 투자하는 코덱스(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도 상장 5개월 만에 순자산이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단기채권형 상품에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타깃인컴펀드(TIF) 등 장기연금상품도 액티브 ETF를 통해 투자하는 추세다. 일례로 KODEX TDF2050액티브 ETF는 올해 6월 상장 이후 약 4% 수익률을 기록했다. 액티브 ETF가 투자 접근성을 높여주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개인들이 장외시장인 채권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었다"며 "액티브 채권 ETF를 통해 투자할 경우 채권시장 전문가들이 여러 종목으로 분산한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단순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 액티브 ETF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최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각국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자본시장 등락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ETF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자산운용사들은 액티브 ETF를 앞세워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1년 새 진출한 곳으로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혼합형 액티브 ETF가 늘어나는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추세"라며 "성과 측면에서 다른 운용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체 ETF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미국을 훌쩍 넘어섰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액티브 ETF 자산 규모는 3170억달러(약 448조원)로 전체 ETF의 약 5%를 차지한다. 반면 최근 국내 액티브 ETF 규모는 전체 ETF 순자산(78조3748억원) 대비 비중이 11% 수준까지 커졌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도 최근 신규 출시된 ETF 다수가 액티브 전략을 채택하면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다만 과거 채권형 중심으로 커졌던 미국 액티브 ETF 시장은 주식형과 채권형이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증시 등락폭이 커지면서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는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주식형 액티브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은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ETF로 지난 21일 기준 2821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자산 규모가 2156억원 감소했다. 국내 액티브 ETF는 2017년 채권형 상품에 한해 허용됐다. 이후 한국거래소가 2020년 7월 액티브 ETF의 허용 범위를 확대하면서 주식형 액티브 ETF가 시장에 등장했다. 한국거래소는 액티브 ETF 시장 활성화를 위해 비교지수 추종 비중을 70% 아래로 낮추는 등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김 연구원은 "운용사들의 ETF 상품 확대와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인 만큼 지수 추종 ETF에 비해 보수는 비싼 편이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는 총보수가 연 0.99%로, 국내 액티브 ETF 가운데 가장 높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