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앞서 IPO 대어로 시장의 관심을 받은 쏘카가 공모 과정에서 흥행 참패를 겪으면서 다음 IPO 주자에도 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 대어였던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쏘카 역시 공모가를 낮춰 상장하면서 예상했던 몸값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3월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5개월 만이다. 상장 적격 판정을 받은 마켓컬리는 6개월 이내에 상장을 마쳐야 한다.
시장에서는 마켓컬리의 상장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에서의 '몸값' 이다. 공모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할 경우 몸값을 제대로 받지 못해 기업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앞서 마켓컬리는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로 4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자산이나 매출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기업가치 4조원은 지난해 거래액(GMV)의 약 2.5배, 올해 회사가 목표로 하는 GMV(3조원)의 1.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유사 업종인 쿠팡이 상장 당시 2.5배를 기준으로 공모가(35달러)를 책정했으나 현재 주가는 20달러선을 밑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고평가 논란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최근 컬리는 금융투자업계에서 기업가치를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IPO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도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에 위험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직전에 IPO를 진행한 쏘카의 경우에도 공모 과정에서 흥행 참패를 겪었다. 올해 상반기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IPO 대어들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상장을 마쳤으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쏘카는 유니콘기업 1호로 적자에도 상장을 추진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56.07대 1의 부진한 성적을 거둬 공모가를 당초 희망 범위(3만4000∼4만5000원) 하단 미만인 2만8000원에서 결정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 흥행도 부진했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14.4대 1로, 청약증거금은 1834억원에 그쳤다.
결국 1조원 이상이었던 쏘카의 기업 가치는 9000억원대로 축소됐다. 이후 주가 흐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사진 제공 = 케이뱅크] |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장 채비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에만 45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 순이익 225억원의 2배가 넘는 실적이다. 상반기 이자이익도 1721억원으로 사상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불과 올해 3월에만 해도 5만원선을 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달 들어 2만5000원을 밑도는 수준까지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기업가치를 7조원 이상으로 바라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3~4조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남곤 유안타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