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전화로 가족이나 지인 사칭 문자를 보내 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대부분 자녀를 사칭해 온라인 소액 결제, 회원 인증 등을 사유로 부모에게 문자 또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자녀나 지인을 사칭한 사기범들은 휴대전화 고장을 이유로 통화가 어렵다며 전화 확인을 회피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런 유형의 메시지는 무차별적으로 보내진다. 지난 6월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메신저 피싱 문자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공해한 메시지에는 "엄마, 내 핸드폰 고장 났어. 문자 보면 이 번호로 답장 줘"라고 쓰여 있다.
최근 가장 많이 확인되는 자녀 사칭 메신저 피싱이 시작되는 문구는 이렇다. 사기범이 카카오톡을 통해 느닷없이 "아빠(엄마) 나 지금 가상번호로 문자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낸 후 답신이 이뤄지면 대화를 곧장 이어간다.
자녀를 사칭한 사기범은 통화하다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액정이 파손돼 액정 보험 때문에 인증이 필요하다면서 링크 하나를 보낸다. 이어 해당 링크를 클릭해 설치할 것을 계속 요구한다.
사기에 걸려들면 링크 설치 과정에서 권한 허용 등 모든 것에 동의 후 표시되는 아홉 자리 숫자를 불러달라고 집요하게 매달린다.
아홉 자리 번호를 알려주는 순간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를 빼내고 금융사기를 친다. 이렇게 빼낸 정보로 사기범은 피해자 명의의 비대면 계좌 개설, 대출 신청 등의 방식으로 금전적 피해를 입힌다.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최근 3년 동안 이런 사기는 추석, 설날이 있는 명절 기간에 많이 되풀이된다. 명절이 낀 달에는 지인 명절 인사로 위장한 메신저 피싱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하 재단)이 실시한 '2022년 금융사기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2019~21년) 동안 금융사기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10명중 7명은 '문자·카카오톡'이 그 시작이었다고 응답했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수단이 범죄에 악용되는 셈이다. 해당 조사는 재단이 만 18~69세 성인 남녀 2000명 대상으로 2월 17일부터 3월 2일까지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조사 응답자 중 금융사기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은 비율은 3.3%이며, 평균 피해액은 2141만원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평균 3963만원으로 가장 피해액이 컸다. 이런 금전적 피해를 입으면 54.5%는 전혀 회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경찰이 올해 3월부터 4개월 동안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사이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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